영국 리즈대학교, 그 곳에서의 9개월

 

안녕하십니까 기계공학부 14학번 배유빈입니다. 저는 20169월부터 6월까지 9개월 동안 영국 중부지방에 위치한 University of Leeds에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우리 학교에 입학하던 143월부터 이미 교환학생을 위해 들어두었던 적금이 있을 정도로 아주 오랫동안 기대했던 교환학생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이렇게 후기를 여러분들께 전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제가 교환학생을 가 있는 동안 제 모든 시간은 제 것이었고, 그 시간 동안은 오롯이 원하는 것들을 채워 넣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선택할 수 있었고 아주 많은 기회들이 주어지고 또 기회들을 찾아볼 수 있었지만 돌아와야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저는 하나의 기준을 세워야 했습니다.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보다 넓은 시선을 갖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것을 제 1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제까지 바쁘다는 이유로,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이유로 하지 않았던 것들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학교 교양 수업으로 클라이밍을 배웠습니다 파트너가 잡아주는 줄에 의지해서 제 키의 몇 배 높이를 올라가고 내려오면서 이제껏 능력이 되지 않아서 한 발을 떼지 못한 것이 아니라 무서워서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매 시간 매 시간 배웠습니다. 그들에 비해 신체적 근력이 한참 부족하던 저를 믿어주고 잡아주고 지탱해주던 파트너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항상 즐거웠습니다.


동아리 체험 행사에도 참여했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다뤄보기도 했고 헤나를 그렸고 춤을 배웠습니다. 덕분에 영화 10편을 포기하고 댄스 스튜디오에서 춤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언어교환을 함께하던 친구들과 리즈의 Night Light 축제를 구경했고, 리즈 도시에서 열리던 하프마라톤에 참여해서 완주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달리고 있는 저를 응원해주던 목소리들, 한 아이가 젤리를 내밀며 “You’re my hero.” 하며 쳐다보던 눈빛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영국 내외로 여행을 다니면서 이집트, 멕시코, 중국, 홍콩,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 등 여러 나라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여행의 경험을 공유하는 정도였지만 많은 생활 방식 그 속에서 보이는 공통점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내 눈에 보이는 이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왔습니다.

많은 것들을 했지만 그것 이상으로 비어있는 시간들도 많았습니다. 요리를 했고, 친구들과 나누었고, 다시 저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많이 외롭기도 했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파란 하늘 아래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그곳의 분위기에 빠져 걸어 다니다 보면 금방 해가 지고 다시 다음 날을 시작할 힘이 생겨있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출전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축구 경기를 예매했던 일주일 전, 맨체스터에 테러가 발생했고

마카롱을 한 입 베어 물며 프랑스 개선문에 올라가 있는 동안 중국인에 대한 과잉진압을 규탄하는 시위가 있었고,

에딘버러에 가기 위해 거쳤던 맨체스터 광장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과 함께 한국인들이 대통령 탄핵 시위를 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아슬아슬했던 시간들이었지만 낭만으로 가득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만큼 마주한무지개도 많았던

영국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이었습니다.


앞으로 해야 하는 일에 지쳐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할 겨를 조차 없을 거란 걸 알지만 그럼에도 다들 낭만 가득한 생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